땅속에 숨어 사는 맹꽁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맹꽁이는 대한민국 전역에서 서식하는 대표적인 여름철 양서류로,
특유의 둔탁하고 둥근 체형, 그리고 "맹~" 하고 우는 소리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아온 생물입니다.
하지만 그 외모만큼이나 독특한 것이 바로 서식 환경입니다.
맹꽁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눈에 띄지 않게 지하에 숨어 생활하며,
일 년 중 단 며칠만 지상에 나오는 은밀한 생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맹꽁이가 살아가는 환경,
그들이 좋아하는 조건, 그리고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아봅니다.
일상적인 서식지는 지하, 건조한 평지
맹꽁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논두렁, 밭 가장자리, 초지, 학교 운동장, 공터 같은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개방된 평지에 땅굴을 파고 생활합니다.
이들은 특별히 물가에 의존하지 않으며,
자갈, 흙, 마사토 등이 혼합된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지형은 맹꽁이가 직접 땅을 파고
지하 생활을 유지하기에 적합합니다.
여름철 폭우, 짝짓기를 위해 지상으로 등장
맹꽁이는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장맛비가 강하게 내린 직후
일시적으로 형성된 웅덩이나 고인 물 주변으로 나와
번식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낮은 지대의 도로, 주차장, 논,
공사장 주변에 고인 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짝짓기 소리를 냅니다.
물의 지속성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온 직후의 임시 웅덩이만 있어도
산란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과 땅 모두를 사용하는 양면 생존 전략
맹꽁이는 육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산란기만큼은 반드시 수생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물고기가 없는 고립된 웅덩이를 선호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는 알과 유생이
포식자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생의 성장 속도가 빠르며
웅덩이가 마르기 전에 빠르게 변태를 완료해
다시 땅속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맹꽁이 서식지의 공통 조건 정리
조건 / 설명
토양 성질 | 배수가 잘되는 사질토, 자갈 섞인 흙 |
지형 | 논두렁, 밭, 운동장, 공사장 주변 |
물 조건 | 일시적 웅덩이, 고인 빗물 |
활동 시기 | 여름철 장마 이후, 야간에 주로 활동 |
환경 변화에 의외로 강한 생존력
맹꽁이는 인공적인 공간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건설 예정지, 야적장, 도심 공터 등에서도
토양만 맞으면 지하 생활이 가능하며,
비만 오면 어디든 번식 장소로 활용하는 유연함을 보입니다.
이러한 점은 다른 양서류보다 높은 적응력을 의미하며,
한편으로는 개발지에서도 개체가 자주 발견되기 때문에
보호 종으로서 주목받고 있기도 합니다.
위협받는 서식지, 빠른 도시화로 인한 문제
맹꽁이는 인간 활동에 적응력이 뛰어나지만,
토양이 아예 덮이거나 물 빠짐이 사라진 경우에는
서식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 확장,
공사장 복토, 배수로 정비 등은
맹꽁이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 때문에 환경영향평가에서 맹꽁이 존재 여부는
사업 허가 과정에 영향을 주는 생태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낮에는 조용히 숨어 있고, 밤이면 활동
맹꽁이는 주로 야행성입니다.
낮에는 땅속 약 10~30cm 깊이에 숨어 있고,
기온이 낮고 습한 밤 시간대에
지상으로 나와 먹이를 찾거나 번식 활동을 합니다.
특히 여름철 저녁,
장맛비가 그친 뒤의 밤에는
여러 마리의 수컷이 "맹~ 맹~" 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통해 암컷을 유인합니다.
우리 생태계에서 맹꽁이의 역할
맹꽁이는 다양한 곤충류를 포식하며
생태계 내 해충 조절자 역할을 합니다.
또한, 그 자체로 다양한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며,
양서류 특유의 수생-육상 생애 순환을 통해
생태계 내 에너지 흐름을 연결해 주는 종입니다.
이처럼 맹꽁이는
작지만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물로서,
보전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