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개구리는 어디에 살까? 습지 탐방기

무당개구리는 어디에 살까? 습지 탐방기

화려한 무늬의 주인공, 무당개구리는 어떤 환경을 좋아할까?


붉고 검은 얼룩무늬로 ‘무당벌레’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무당개구리. 작고 동그란 몸집과 독특한 무늬 덕분에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개구리입니다.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현재는 보기 드문 희귀 양서류 중 하나로 분류되는데요. 그만큼 서식지 조건도 까다롭고, 서식 가능한 환경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은 무당개구리가 어디에 살며, 어떤 습지에서 살아가는지 직접 탐방하듯 들여다보겠습니다.


무당개구리, 어디에서 발견될까?

무당개구리는 주로 중부 내륙 산간 지역의 고지대 습지에서 발견됩니다.
해발 400~800m 이상의 습윤한 초지나 산속의 얕은 물웅덩이, 늪지, 고산 평탄지대의 작은 물웅덩이 등이 주요 서식지입니다.

특히 햇빛이 직접 내리쬐지 않고, 주변에 나무나 키 작은 풀들이 자라 습도가 유지되는 곳을 선호하죠.
이런 환경은 여름철에도 수분을 머금고 있어, 알 산란과 유생의 생존에 유리합니다.


왜 ‘습지’가 필요한 걸까?

무당개구리는 다른 개구리와 달리 오랜 시간을 물속에서 보내지 않지만, 산란과 유생의 생존을 위해 습지가 필수입니다.

이유설명

산란 장소 필요 얕고 물 흐름이 없는 고인 습지에 알을 낳음
유생 생존 조건 외부 아가미를 가진 올챙이가 자라기 위해 물이 지속되어야 함
천적 회피 식생이 무성한 습지는 천적으로부터 숨기에 유리함
수분 유지 성체도 건조에 매우 민감해 습한 환경이 생존에 필수

해마다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생명력

무당개구리는 매년 번식기를 맞으면 자신이 태어난 습지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적 충성도는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서식지가 파괴되면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래서 무당개구리는 국지적으로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 개체군을 형성하게 됩니다.


낮엔 낙엽 속, 밤엔 습지로

성체 무당개구리는 주로 야행성입니다.
낮에는 낙엽 밑이나 바위 아래, 나무뿌리 주변의 습한 틈에 몸을 숨기고, 밤이 되면 습지 주변으로 나와 활동을 시작합니다.

특히 번식기인 5월에서 6월 사이에는 암수 모두 습지 가장자리로 몰려와 울음소리로 짝을 부르고, 알을 낳는 장면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번식기, 작은 습지의 대이동

5~6월, 밤이 되면 고요하던 습지에 갑자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수컷 무당개구리는 특유의 "피-익" 하는 날카롭고 짧은소리로 암컷을 부르며, 얕은 물속에 알을 산란합니다.

알은 풀잎이나 식물줄기 아래 조용히 부착되며, 수일 내 투명한 올챙이가 부화하게 됩니다.
이 시기 습지는 수십 마리의 무당개구리로 가득 차며, 산속에 생명의 활기가 더해지죠.


무당개구리는 이런 곳을 좋아해요

서식 환경 요소특징

고지대(400m 이상) 기온이 낮고 습도 유지에 유리
유속이 없는 얕은 물 알과 유생이 쓸려 내려가지 않음
식생이 무성한 지역 은신처 제공, 햇빛 차단, 포식자 회피에 효과적
낙엽층, 흙 틈 낮 동안 은신처로 이용됨

서식지가 줄어드는 현실

산림 훼손, 고산 습지 개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무당개구리가 살아갈 수 있는 청정 습지 환경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로 인해 수분이 마르거나 물 흐름이 빨라지면 번식에 실패하고,
이주 능력이 떨어지는 무당개구리는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무당개구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무당개구리를 만나려면?

무당개구리는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해가 진 뒤 조용한 산속 습지를 찾으면, 작고 짧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바위틈이나 풀잎 위에 올라앉아 있는 개체를 볼 수 있습니다.

단, 관찰 시에는 직접 접촉을 피하고, 손전등도 은은하게 사용해야 개체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