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바닷바람이 만든 곱슬 털 고양이, 라팜의 기적 같은 이야기
1982년, 미국 오리건주의 작은 해안 마을에서 세상에 단 한 마리뿐인 특별한 고양이가 태어났습니다.
바닷바람을 닮은 부드러운 곱슬털, 따뜻한 눈빛, 그리고 인간을 향한 다정한 성격까지.
그 고양이는 훗날 ‘라팜(Laperm)’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고양이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됩니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털결과 함께 태어난 이 품종은
그야말로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품’이라 불릴 만한 존재였죠.
오늘은 오리건주의 농장에서 일어난 한 마리 고양이의 기적,
라팜의 탄생 비화를 흥미롭게 풀어봅니다.
오리건주의 평범한 농장에서 시작된 이야기
라팜의 역사는 미국 서부 오리건주의 ‘달리스(Dalles)’ 지역에 있는
린드(Linda)와 리차드 콜(Richard Koehl) 부부의 농장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단순히 쥐를 쫓기 위해 몇 마리의 농장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죠.
1982년 봄, 그중 한 암컷 고양이가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는데,
그중 첫째 새끼가 태어날 때부터 털이 거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름하여 ‘커리(Curly)’라 불리던 그 아기 고양이는
몇 주 후, 마치 파도처럼 물결치는 부드러운 곱슬 털이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그것이 새로운 품종의 시작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커리, 곱슬 털 돌연변이의 시작
커리의 털은 마치 해변의 바람이 살짝 스친 듯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그렸습니다.
일반 고양이의 털보다 훨씬 가늘고 부드러우며,
끝부분이 살짝 말려 올라가 있는 독특한 형태였죠.
이 현상은 자연 발생적인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즉, 인공적인 교배나 실험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곱슬 털 고양이가 세상에 등장한 것입니다.
커리는 성장하면서도 이 곱슬 털을 유지했고,
이후 낳은 새끼들에게도 같은 유전적 특징을 물려주었습니다.
이때부터 콜 부부는 이 고양이들의 특별함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품종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라팜(Laperm)’이라는 이름의 탄생
이 새로운 고양이 품종은 처음에는 단순히 ‘커리 고양이(Curly Cat)’라 불렸습니다.
하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곱슬털이 일정하게 유전되는 것이 확인되자
공식 품종명으로 ‘라팜(Laperm)’이 채택되었습니다.
이 이름은 프랑스어 ‘la perm(퍼머 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곱슬거리는 털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이후 라팜은 전 세계 고양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바닷가 파도털 고양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지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항목 /내용
| 탄생 연도 | 1982년 |
| 탄생 장소 | 미국 오리건주 달리스 농장 |
| 최초 개체명 | 커리(Curly) |
| 이름 유래 | ‘la perm(퍼머 헤어)’에서 비롯 |
| 특징 | 파도 모양의 곱슬털, 온화한 성격 |
라팜의 유전적 비밀, 자연이 만든 곱슬
라팜의 곱슬 털은 유전적으로 ‘우성(dominant)’ 유전형에 속합니다.
즉, 한쪽 부모에게만 곱슬 유전자가 있어도
새끼에게 같은 털 특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 덕분에 라팜은 다른 렉스 계열 고양이보다
품종 고정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라팜의 털은 다른 렉스 품종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곱슬의 형태가 조밀한 웨이브부터 느슨한 컬까지 존재하고,
털의 길이도 단모와 장모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유형 /털 길이 /곱슬 /형태 촉감
| 라팜 쇼트헤어 | 짧음 | 촘촘한 웨이브 | 부드럽고 매끈 |
| 라팜 롱헤어 | 중간~길음 | 느슨한 컬 | 가벼운 양털 느낌 |
‘바닷바람을 닮은 고양이’라는 별명
오리건주는 태평양과 맞닿은 지역으로,
거센 바람과 습한 기후가 특징입니다.
라팜의 털은 마치 그 지역의 바람을 닮은 듯 부드럽고 흐트러지며,
자연스러운 물결무늬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고양이를 ‘바닷바람의 아이’,
혹은 ‘파도털 고양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그들의 털은 만졌을 때 촉감이 가볍고 공기처럼 부풀며,
하루에도 여러 번 자연스레 모양이 바뀌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독특한 질감 때문에 라팜은
“고양이계의 바람”이라 불릴 정도로 자연미가 돋보이는 품종입니다.
온화함과 장난기, 라팜의 따뜻한 성격
라팜은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매력적입니다.
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장난을 좋아하면서도,
사람의 품에 안기면 한없이 온순해집니다.
다정하고 조용한 성향 덕분에 아이나 노년층과도 잘 어울리며,
‘애정 표현이 풍부한 고양이’로 유명하죠.
라팜은 처음에는 다소 낯을 가리지만,
한 번 신뢰를 얻으면 평생 곁을 지키는 성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라팜을 “포근한 파도의 친구”라고 부릅니다.
공식 품종으로의 등록, 세계 무대에 서다
라팜은 1990년대 초 미국 고양이협회(TICA)에서 공식 품종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지역 품종으로 여겨졌지만,
곱슬 털과 온화한 성격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유럽, 일본, 한국에서도 그 매력에 빠진 애호가들이 많습니다.
라팜의 존재는 단지 새로운 품종이 아니라
“자연의 돌연변이가 만들어낸 완벽한 조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습니다.
결론, 자연이 만든 곱슬의 기적
1980년대 오리건주의 바닷가에서 태어난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
그 우연한 돌연변이는 인류에게 ‘라팜’이라는 새로운 선물을 남겼습니다.
인공 교배가 아닌, 자연이 만든 기적 같은 품종.
부드러운 파도처럼 흐르는 털결 속에는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이 담겨 있습니다.
라팜은 지금도 바람결처럼 자유롭고,
사람 곁에서 조용히 파도소리를 닮은 숨결을 들려주는 고양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