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속과 물속을 오가는 도롱뇽, 사계절 어떻게 살아갈까?
범무늬도롱뇽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토종 양서류로, 특유의 갈색 몸통과 노란 범무늬가 특징입니다. 작고 조용한 숲 속, 논과 계곡 주변에서 주로 살아가며, 겉보기에 조용해 보이지만 사계절 내내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행동을 바꾸는 흥미로운 생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범무늬도롱뇽의 일생, 즉 생활사와 계절별 행동 패턴을 따라가며 자연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겨울 – 긴 잠 속에 숨은 생존 전략
겨울이 시작되면 범무늬도롱뇽은 활동을 멈추고 동면에 들어갑니다.
낮은 기온에서 살아남기 위해 습기 있고 따뜻한 낙엽 밑이나 땅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몸의 대사를 최대한 낮춘 상태로 지내죠.
이 시기엔 먹이 활동도 완전히 중단되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 생존의 핵심입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5개월 이상 동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봄 – 생명을 잇는 번식의 계절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3월에서 4월 사이, 범무늬도롱뇽은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번식을 위해 물가로 이동하는 특이한 행동을 보입니다.
작은 웅덩이나 논, 산속 계류에서 수컷은 정자를 담은 정포를 바닥에 놓고, 암컷은 이를 받아 수정하는 간접 수정 방식을 택하죠.
이 시기 도롱뇽은 주로 밤에 활발히 움직이며, 비가 온 직후 가장 활발하게 번식 활동을 합니다.
계절주요 행동생태적 특징
| 겨울 | 동면 | 에너지 절약, 땅속 생존 |
| 봄 | 번식 이동, 알 산란 | 물가로 이동, 정포 이용한 간접 수정 |
| 여름 | 유생 성장, 탈피 진행 | 꼬리 달린 유생 물속 생활, 변태 시작 |
| 가을 | 육지 생활 준비 | 성체로 변태 후 땅속 생활 시작 |
여름 – 물속에서 유생으로 성장
산란이 끝나면 암컷은 식물 줄기나 낙엽에 알을 붙여 놓고 떠납니다.
수일 내 부화한 유생들은 물속에서 꼬리와 외부 아가미를 이용해 생활하며, 작은 수서 곤충이나 미생물을 먹으며 성장합니다.
여름 내내 물속에서 탈피를 반복하며 성장하고, 외부 아가미가 점차 사라지며 폐호흡이 가능해지면 육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작은 성체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가을 – 성체로 첫 걸음을 내딛다
유생 시기를 거친 도롱뇽은 9월 전후로 성체로 탈바꿈하며 육지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물을 떠나 숲속 땅속이나 바위 밑에서 주로 지내며,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으며 살아갑니다.
다만 추운 날씨가 다가오기 때문에 활동 시기는 길지 않고, 곧 겨울잠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가을은 야외 활동의 마지막 시기로, 먹이를 집중적으로 섭취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집중합니다.
성체의 생존 전략
범무늬도롱뇽은 성체가 되면 야행성이 강해지며, 주로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밤에만 활동합니다.
건조하거나 햇볕이 강한 낮에는 땅속에 숨어 수분 손실을 막고, 몸을 보호하죠.
이처럼 범무늬도롱뇽은 수분 유지와 체온 조절이 생존의 관건인 생물로,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평생 몇 번이나 번식할까?
범무늬도롱뇽은 일생 동안 여러 차례 번식할 수 있습니다.
보통 3년 정도면 성숙기에 이르며, 이후 매년 1회 봄철 번식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 번식 성공률은 알을 낳은 장소, 수질, 기온, 천적 유무 등 외부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지죠.
숲 속 생태계에서의 역할
범무늬도롱뇽은 생태계의 중간 소비자로서, 곤충을 잡아먹으며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자신도 새, 뱀, 포유류 등에게 먹히는 먹이 자원이 됩니다.
즉, 생태계 안에서 ‘먹고 먹히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며, 건강한 숲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생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