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키우며 관찰한 행동 패턴, 놀라운 생존 본능

사마귀 키우며 관찰한 행동 패턴, 놀라운 생존 본능

날카로운 사냥꾼이자 조용한 전략가, 집에서 마주한 사마귀의 생존 본능은 상상 이상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아이와 함께 해볼 수 있는
곤충 키우기 활동으로 사마귀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키우는 동안 사마귀는 단순한 ‘벌레’가 아닌
놀라운 전략가이자 생존 전문가라는 사실을 매 순간 증명해 주었죠.
사육통 안에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먹이의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 방향까지 바꾸며
조용하지만 철저하게 계획된 행동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마귀를 직접 사육하며
관찰한 주요 행동 패턴과 생존 본능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소개해드릴게요.


관찰 포인트 ① 정지 상태, 그러나 눈은 움직인다

사마귀를 키우며 가장 먼저 놀랐던 점은
정지해 있을 때도 끊임없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 움직임도 없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리와 눈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고,
먹잇감이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눈동자가 따라가며 추적하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사마귀가 곤충 중 유일하게
머리를 회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360도에 가까운 시야와 입체 시각 덕분에
멀리 있는 먹이의 거리와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죠.


관찰 포인트 ② 순식간에 펼쳐지는 앞다리, 사냥 본능 폭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곤충 젤리를 놓아준 뒤 파리가 사육통 안에 들어왔을 때였습니다.
몇 분 동안 가만히 있던 사마귀는
파리가 가까이 오자 앞다리를 순식간에 내밀며 ‘탁!’ 하고 낚아챘고,
그 속도는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관찰 행동 /설명

먹이 감지 1~2m 거리에서도 날아다니는 곤충을 시선으로 추적함
사냥 대기 자세 앞다리를 접은 채 정지 / 앞다리 사이 간격이 좁아짐
공격 시점 먹이가 약 3~5cm 접근했을 때 / 0.05초 내외의 반사 속도로 공격
먹이 포획 후 행동 앞다리 가시로 고정한 뒤, 천천히 입을 움직이며 씹어 먹기 시작함

사마귀의 이 ‘매복형 사냥’은
정교한 시각, 정지 행동, 속도 세 가지 조건이
완벽하게 맞물렸을 때 발현되는 전략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아이와 함께 관찰하며
자연의 정밀함에 감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죠.


관찰 포인트 ③ 위협 반응과 방어 자세

사마귀를 놀라게 하면
특유의 **‘위협 자세(Defensive posture)’**를 취합니다.
앞다리를 들고 날개를 펼치며 몸을 키워
마치 "나는 위험한 존재야"라고 과시하듯 행동해요.

이 자세는 포식자에게 위협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사육 중 손이 닿거나 그림자가 움직일 때 종종 관찰됩니다.
특히 사마귀의 배 부분이 보이게 날개를 펴는 행동
스스로를 더 크게 보이게 하여 포식자의 공격 의욕을 줄이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관찰 포인트 ④ 먹이 편식? 상황 따라 바뀌는 식성

처음엔 사마귀가 어떤 곤충이든 잘 먹는 줄 알았지만,
사육을 하다 보면 먹이의 종류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먹이 종류 /반응 및 행동 패턴

살아 있는 파리 가장 민감하게 반응 / 즉시 시선 고정 → 공격
메뚜기 조각 상태가 신선할 경우 섭취 / 너무 큰 조각은 거부하거나 외면함
곤충 젤리 배가 고프지 않으면 무시 / 1~2일 지나면 조금씩 섭취 시작함
죽은 곤충 거의 반응 없음 / 움직이지 않으면 관심도 적어짐

사마귀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먹이를 선호합니다.
심지어 일정 시간 먹이가 움직이지 않으면
관심을 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하죠.
이 점에서 사마귀는 감각을 통한 판단 능력이
상당히 높은 곤충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찰 포인트 ⑤ 밤낮의 활동 변화

사마귀는 주로 주행성 곤충, 즉 낮에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사육해 보면 밤에도 일정한 활동을 유지해요.
주로 낮에는 먹이 탐색과 이동이 많고,
밤에는 몸을 고정하고 주변 감시배를 가볍게 들어 올리는 움직임 정도만 보입니다.

이런 행동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수면 대기 상태’로 볼 수 있어요.
밤에는 비교적 온도도 떨어지고 먹이도 적으므로
스스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키우면서 느낀 사마귀의 생존 본능

사마귀는 작고 단순한 곤충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시각, 반사, 위장, 먹이 선택, 방어 전략 등
정교하게 진화된 생존 본능이 복합적으로 작동
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키우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장면을 관찰하고,
직접 먹이 반응을 실험하고,
생태의 다양성과 생명의 섬세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곤충 키우기’ 이상의 배움이 담긴 시간이었죠.

사마귀는 우리가 자연에서 쉽게 지나치는 곤충이지만,
한 번 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진짜 자연의 전략과 질서가 담겨 있다는 것,
이 경험은 자연을 다시 보는 시선을 바꿔주기에 충분했습니다.